살고 있는 도시의 풍경이나 여행지의 모습을 스케치북에 빠르고 간단하게 그려 시간과 장소 그리고 감성을 담아내는 그림을 어반 스케치(Urban Sketch)라고 한다. 어반 스케치는 거창한 미술도구가 필요하지 않고 정해진 양식도 없어 초보자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장점으로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미술장르다. 봄부터 탄현면 여기저기를 스케치북에 채우고 있는 DMZ_free팀을 만나 어반 스케치의 매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탄현면 대능리에서 자리잡고 앉아 그림을 그리는 DMZ_free팀

탄현면 대능리에서 자리잡고 앉아 그림을 그리는 DMZ_free팀

현재 DMZ_free팀은 심영애(조리읍 거주), 임신아(문산읍 거주), 박서영(금촌동 거주), 정을순(월롱면 거주) 씨로 총 4명이 활동 중이다.
“저희는 교하아트센터에서 어반스케치를 함께 배웠는데 나이가 비슷하니까 주어진 환경도 비슷하여 어울리게 된 것 같아요. 헤이리에 다녀오다가 차 마실 곳을 찾았는데 그게 바로 탄현면 축현도심에 있는 ‘빅테이블’ 카페였어요. 동네가 너무 조용하고 예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사장님의 권유와 안내로 회원 모두가 탄현면을 담아내기 시작했었지요.”
막내 정을순 씨(53세)의 설명이다.

심영애 씨가 그린 탄현텃밭놀이터

심영애 씨가 그린 탄현텃밭놀이터

임신아 씨가 그린 탄현복지센터 앞

임신아 씨가 그린 탄현복지센터 앞

박서영 씨가 그린 마당 있는 집

박서영 씨가 그린 마당 있는 집

정을순 씨가 그린 탄현파출소

정을순 씨가 그린 탄현파출소

맏언니 심영애 씨(57세)는 “저는 여러 장르의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어반 스케치가 특히 즐거운 건 현장에서 온전히 그 순간에 집중하는 작업이기 때문인 것 같다.”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인데 멀리 가지 않더라도 그림을 통해 일상이 여행이 되기도 한다.”고 어반 스케치의 매력을 소개했다.

임신아 씨는 “일상생활을 스케치로 남기게 되어 좋고, 무엇보다 사진과는 다른 느낌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어 즐겁다.”며 ‘어릴 적 일기와는 또 다른 중년의 일기’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반스케치가 다른 장르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림을 그려내야 하기에 그림에 대한 소질과 이해가 필요할 것이란 선입견을 깨뜨린 그녀의 한 마디 “전 그림을 못 그려서 못 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한 것이 어반 스케치였어요.” 이 말을 들으며 도전하고픈 용기가 생겼다.

“어반 스케치를 하면서 내 안의 또 다른 열정이 살아있음을 느끼며 화구가방을 챙겨들고 집을 나선다”는 박서영 씨는 “새벽에 해바라기 밭으로, 연꽃밭으로, 해지는 노을을 찾아 자유로로...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서는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남편이 새삼 고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1년 전 저의 첫 그림을 보고 남편이 어린애 그림이냐고 놀렸었는데 이번 달에 가평 테마파크 스위스마을에서 개인전을 열게 되어 남편 보란 듯이 꿈을 이뤄 즐거움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박서영 씨

박서영 씨

정을순 씨

정을순 씨

심영애 씨

심영애 씨

임신아 씨

임신아 씨

이들의 열정을 알아본 빅테이블 카페의 사장님은 DMZ_free팀을 탄현면 마을살리기팀에 이들을 소개해 탄현면종합복지관에서도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가평 스위스마을에서의 전시회도 연결해 준 천군만마와 같은 지원군이다.

어반스케치 활동의 아지트, 빅테이블 카페

어반스케치 활동의 아지트, 빅테이블 카페

정을순 씨가 풍경을 스케치하는 모습

정을순 씨가 풍경을 스케치하는 모습

가평 스위스마을에 전시된 DMZ_free팀의 그림들

가평 스위스마을에 전시된 DMZ_free팀의 그림들

심영애 씨는 “올해는 가평 스위스마을 에델바이스 스케쳐스 1기로 단체전과 개인전으로 참여했고, 탄현면 마을그리기와 미협 파주지부 회원으로서 각종 문화행사에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남은 기간에는 법원읍 빈상자 프로젝트 ‘Love Letter'에서 법원읍 시장 일대를 스케치해서 전시할 예정이에요”라고 활동 계획을 전했다.

우리 마을의 아름다움을 찾아내 알리고 싶다는 DMZ_free팀은 지난주부터 법원읍을 그리고 있다고 알려왔다. 동네가 너무 예쁜데 사람들이 많이 다녀갔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숨 가쁘게 살아가는 생활 속에서 한 템포 쉬고 눈길 두는 마음의 쉼표를 어반 스케치로 해보면 어떨까?

* 취재 : 김화영 시민기자